평소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지난 주엔가 우연히 하프마라톤에 도전한다는 주제와 황영조 선수와의 농담따먹기(?!)를 보면서 문득 관심이 생겼다. 본인이 나름 달림이, 마라토너임을 어느 정도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니까 사법연수원시절 체력을 길러 열심히 공부하라는 교수님의 엄명(?!)에 연수원 인근의 호수공원을 달리면서 처음으로 오래달리기를 접하게 되었고, 그에 매료되어 약 4.3km의 호수공원을 두바퀴 정도 뛸 수 있었다. 물론 본인의 고등학교 1,000m 최고기록은 4분 44초로..그야말로 꼴찌였고, 군대에서도 구보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나중에야 '그것'을 '런너스 하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달리다보면 느끼게 되는 그 짜릿한 고통과 쾌락의 반복은 달리기를 중독으로 이끌었다.
연수원 졸업 후 개업한 다음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인라인 스케이트나 등산으로 땀흘림을 대신하던 나에게, 기업은행에 사내변호사로 입행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함께 근무하던 은행차장님의 소개로 동네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했다. 그것이 2006. 9.월, '광명마라톤클럽'이다.
2007. 3. 동아마라톤을 시작으로 지난 2009년 춘천마라톤까지 풀코스 6회를 완주했고, 하프는 대략 수십번 쯤..대략 한 해에 800km정도 달린다. 이 정도 가지고 진정한 마라톤 마니아라고 하기에는 대단히 머쓱하지만..그래도 처음 하프, 풀코스 완주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2007. 3. 동아마라톤에 처음으로 풀코스 도전하면서 2006. 11.경부터 처음으로 10km, 하프, 장거리 훈련(25, 28, 30, 32, 34km)을 거치면서 '생애 최장거리 도전'은 반복에 반복을 하였고, 안양천과 한강 일대에 내 땀들이 뿌려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도전한 풀코스 2007년 동마에서 3시간 51분 48초로 골인!! 지금도 내 책상과 사무실에는 그 당시 골인지점에서의 기념사진이 있다..삶이 고단하고 힘겨울 때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내 스스로의 강인함을 불러일으키고는 한다.
첫풀코스 완주- 수백킬로미터의 훈련이 있었기 때문에 도중에 멈추지도 걷지도 않았다- 후에 남들은 펑펑 울었다지만, 난 그러지 못했다. 단지 '이제는 더 달리지 않아도 되는구나...'라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내 미천한 마라톤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남자의 자격에 출연한 분들의 도전은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이다.
본인도 지난 춘천마라톤에 훈련 없이 출전했다가 평소 기록보다 무려 1시간 가까이 더 걸려서 간신히 완주했다. 물론 틈틈이 본의 아니게 걸어걸어서 말이다. 정신력만 가지고 무모한 도전을 한다는 것은 신체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일 뿐이다. 사전에 충분한, 아니 최소한의 체력 훈련 없는 상태에서의 도전은 매우 위험하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마라톤이 '인간 한계의 극복'이라든지, 보통사람은 전혀 불가능한 그런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완주의 가장 큰 적은 이른바 '거리 공포감'이다, 내가 20km를, 30km를, 42.195km를 뛸 수 있을까하는 공포감...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려움..스스로 포기하려는 그런 마음인 것이다.
어차피 힘든 것은 거리와 무관하다. 내가 10km를 뛰려고 마음먹으면 7km쯤 되면 힘이 들기 시작한다. 하프에서는 15km쯤, 풀에서는 30km쯤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체력 훈련과 장거리주를 통한 거리 공포감만 해결한다면 누구든지 마라톤을 즐길 수 있다고 장담드리고 싶다.
물론 본인의 체력에 맞는 스피드로..본인은 대략 5분 페이스(km당)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마다 다 다르다. 어떤 분은 4분 페이스로 달리면서 대화가 가능한 반면, 본인은 숨이 경각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니 훈련을 통해 자신의 페이스를 확인한 다음 그 페이스로 일정하게 달린다면 걸리는 시간이야 다 다르겠지만, 얼마든지 완주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계속적인 훈련으로 페이스를 높여 기록을 갱신하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고, 정기훈련을 땡땡이로 갈음하는 본인 같은 경우 기록이 거꾸로 발전하기도 한다.
아무튼 개인적인 취미생활과 연결되는 바람에 관심있게 지켜보았던 '남자의 자격'..다음엔 조금 덜 위험한 도전을 시도해보시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다...혹여라도 방송에 출연하는 분들이 몸이 상할까 그것이 걱정된다^^;;
2년 만에 춘천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자체 하프대회에서 개인 최저기록 달성 이후 장거리 훈련이 없었던 관계로 오로지 완주만을 목적으로 춘천행 출발..
그래도 풀이라고 일주일동안 절주(금주X)하느라 무지 힘들었습니다..막걸리만 몇병씩 먹는 선에서 자중^^;;
스트레칭 후 30분이나 시간이 남길래 어슬렁 거리면서 치어리더들 감상 좀 하다가 연속 흡연을 반복하던 중 출발을 기다리다보니, 엘리트 출발, A그룹 출발, B그룹 출발..ㅡ,.ㅡ;; 본인은 D그룹...그러나 꾸준한 땡땡이로 인하여 실제 수준은 저질체력 그 자체..
아무튼 10시 출발인데 기다리다 기다리다 10시 20분 쯤 되어서 출발..
무조건 추월당하기!!! 내 체력을 감안하여 무조건 1km를 6분에 달리기로 다짐에 다짐하고, 다시 딱 1만명한테만 추월을 당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산천 호수 단풍놀이 온 셈 치고 의암호를 낱낱이 감상하면서 뛰었습니다.
다음에 의암호 꼭 놀러가야겠습니다, 단풍이 호수와 어우러지니 정말 끝내주더군요. 붕어찜에 쏘주 한 잔~~^.^;;
그렇게 15km쯤 달리다 보니 서서히 피곤이 느껴지고..
20km까지는 즐거이 달렸으나 눈 앞에 펼쳐진 장장 3km의 오르막 구간!! 춘천 댐까지의 그 오르막 구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드디어 걷기 시작..
그런데 앞에 가던 사람 등판에 동호회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인가 본데..
'왜 뛸까?'
어느 참가기에 보니 어떤 사람이 남들이 왜 뛰냐고 자꾸 묻길래 그랬답니다. '왜 뛰는지 몰라서 그 걸 알려고 뛴다'고..
그 때부터 풍경이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오로지 도로 중앙선 만 따라가면서 고민해 봤습니다, 왜 뛸까..왜 살까..
호흡에 집중하면서 마치 참선이라도 하는 양 중앙선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조곤조곤 뛰다보니..
답은 나오지 아니하나 춘천댐 오르막길은 끝났고,눈물이 났습니다. 아직 내가, 내 정신력이 살아 있구나!!..
저는 달리다가 가끔은 저 스스로를 [국가 공인 독종]이라고 자부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샛길로 새지 않고, 쉼 없이 다가오는 고통과 의무를 담담히 감당하고 인내해 온 스스로에게 위로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러자니 가슴이 벅차면서 눈물이 흘렀지요. 그래도 상관없지요..달리는 2만명 모두 앞만 보고 가니 제가 우는지 어쩐지 아는 사람은 없을 테니...
몇 시간이 걸리건 골인 후에는 엎드려서 펑펑 울고 싶었습니다..
다시 언덕과 내리막을 몇 번 반복하니 28km지점에 회송차량이 보입니다..아직은 아니다..쫌만 더 달리다가 포기하자.
30km 발바닥과 무릎이 제발 좀 쉬었다가 가자고 야단이기에, 속도를 더 늦추는 것으로 입막음..
32km 드디어 한계점에 다다릅니다..인체시계는 정확합니다. 훈련 없이 풀코스에 나오면 여지 없이 이 지점에서 멈추지요. 제 의지라기 보다는 양 다리가 스스로 제 할 일을 다하였다는 듯 멈추어 버리는 것이지요.
쭈구리고 앉아 쥐 좀 잡다가, 다시 스트레칭도 좀 하고, 소변도 보고..한 참 걷다가 뛰다가..
드디어 소양대교 35km지점..동호회 회원들이 주는 꿀물 좀 먹고 좀 쉬다가 다시 힘차게 출발!!
했으나..1km도 못가서 다시 걷기 시작..
걷다 뛰다를 반복하다가 37km에 다다라 걷다보니 깝깝합니다, 벌써 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걸어서 언제 나머지 5km를 가느냐는 말이지요..회송차도 없습니다, 너무 많이 와 버린 거지요...ㅡ,.ㅡ;;
그래 죽나 사나 해보자..아줌마 주법(양 손은 허리에 부착, 보폭은 최고 40cm, 어깨와 허리는 꽂꽂하게 펴고 종종걸음~~)으로 출발!!
달리다 보니 아직 힘이 남아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밀려오는 고통에게 호통 한 번 치고..
'고통아~ 어디 밀려와 봐라, 까짓거 이 정도 육체적 고통 쯤은 기꺼이 맞아 주마, 살면서 느끼는 심리적/정신적 고통에 어디 비할 것이냐!!'
대부분이 걷는 가운데 뛰다보니 순식간에 수백명을 추월하게 되고, 그 만큼 심리적인 고통은 감소되고..
드디어 41km지점에서 응원하는 회원님들에게 사진 잘 찍어달라고 어색한 미소 한 번 날리면서 마지막 오르막길을 힘차게 치고 올라 냅다 내달리다 보니 스타디움!!
남은 트랙 300m를 전속력으로 달려 들어와 보니..4시간 29분 27초..
역시 풀코스 개인 최저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어쨌든 완주했습니다.
어디 엎어져서 펑 펑 울고 싶었으나, 엎드려 울만한 힘도 없고, 오로지 흡연과 음주 욕구만이...
다짐!! 다시는 훈련없는 풀코스 도전하지 말자!!..거의 한 시간을 더 뛰려니 너무 힘듭니다.
P.S. 마라톤 동호회 이름 중 재미난 것들..
走者不老, 愛走家, 無心川(?), 헐레벌떡, 막달리자, 58개띠, 63토끼, 65비얌 등 등
간혹 달리기엔 딱이지만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름
'서지마라' ㅋㅋ
그런데 이 번 춘마에서 더 심한 이름을 보고 말았습니다 !
'안 서마' ㅋㅋㅋㅋ
마눌님들은 어찌하라공...
다시 런닝화를 샀다.
작년 여름경 만나게 된 아디다스 시리즈 '아디제로'..
CS, LT를 신어 봤는데 통기성이 매우 뛰어나고 가벼운 장점이 있는 반면, 쿠션이 얇아서 중급자인 본인에게는 부담이 되었다. 장거리(30km이상)를 달릴 경우 발목과 발바닥에 무리가 왔던 것이다.
그래서 올 초 동마대비하여 쿠션이 좋은 '템포'를 신고 달리기 시작했고, 덕분에 올 동마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여름이 되자 쿠션좋은 '템포'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너무 무겁고 덥다는 점.
궁리끝에 엊그제 다시 가리봉에 갔다. 아디다스 전문매장에 가보니 대번에 눈에 들어온 것이 신제품이 '이지스'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가 자신의 딸이자 전쟁의 신인 아테나에게 선물했다는 '신의 방패' 이지스..
가볍고, 쿠션 좋고 ^^ 바닥에 통풍 구멍이 없는 것이 좀 아쉬웠지만, 런닝화 끝이 한 쪽은 아예 붙어 있고, 다른 쪽도 발에 고정할 수 있는 고무밴드가 장착되어 있어서 마치 발과 일체가 된 느낌이었다. 런닝화 중에 이와 같은 사양은 처음인 것같다.
시험삼아 동네 초등학교에서 스피드 훈련을 해 봤다..200m 트랙을 10바퀴 돌아 몸 풀고, 한 바퀴는 45초 페이스로 전력 질주, 한 바퀴는 숨고르기를 9회 반복...아주 훌륭하다..발이 편안하고 시원한 것이 매우 마음에 흡족하다.
모양도 이쁘다^.^;;; 다만, 신상품이다 보니 가격이...기존 시리즈보다 많이 비싸다.
오는 10월 25일에 벌어질 가을의 전설-춘마에서는 이놈으로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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